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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틸리 감독 훈련 지휘이후 새로운 마음가짐”더 노력해야 한다”란 지적받고 훈련에 집중범실관리와 마인드 컨트롤이 가장 중요해



[더스파이크=용인/서영욱 기자] 대한항공 정지석(25)이 산틸리 감독 지휘 아래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지고 있다.파워볼실시간
대한항공의 2020년 비시즌은 새로운 분위기와 함께한다. 2016년부터 네 시즌 팀을 이끈 박기원 감독의 뒤를 이어 V-리그 남자부 최초 외국인 감독인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전과 조금 다른 훈련 방식과 분위기로 비시즌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 기존 코치와 선수들은 훈련 방식이나 훈련 중 강조하는 점 등이 이전과는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26일 용인 대한항공 연습체육관에서 만난 정지석 역시 변화를 느끼고 있었다. 그는 “아무래도 이전과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도 다들 금방 적응하는 것 같다”라며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셈이다. 재밌기도 하고 때로는 새로운 방식에 대한 어색함이 들 때도 있지만 새 감독님이 능력 있는 분이기에 믿음을 가지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훈련에서 주문하는 내용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지석은 “박기원 감독님은 자율적인 기술 구사를 주문하셨다면 이번 감독님은 좀 더 전술적인 움직임을 원하신다”라며 “범실을 줄이는 것도 선수단 전반적으로 일관된 흐름을 가져가길 원하신다. 누군 서브를 강하게 때리고 누군 범실을 줄이는 게 아니라 다 같이 범실을 조금씩 줄이는 느낌이다. 강하기보다 부드러운 방향을 원하시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정지석은 산틸리 감독 부임 직후 마음가짐을 더 단단히 먹었다고 돌아봤다. 정지석은 “만약 새 감독님으로 국내 감독님이 오셨다면 나에 대해 잘 알고 있으니 무조건 주전일 것이라는 안일함을 가지고 있었을 거다”라고 말했다.
정지석은 산틸리 감독과 처음 훈련을 함께할 당시 “오늘 열심히 하지 않은 것 같다. 책임감 있는 모습이 없다. 더 노력해야 한다”라는 피드백을 들었다고 한다. 정지석은 이런 산틸리 감독의 한 마디에 많은 걸 느꼈다고 돌아봤다.

“감독님의 말을 듣고 깨달은 게 많았다. 너무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랐다는 생각도 들었다. 1, 2년차에는 정말 힘들었는데 이후 주변에서 좋게 봐주시고 상도 받고, 대표팀에도 뽑히니 자만했다. 감독님 이야기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래서 그 이후에는 정말 집중해서 훈련하고 있다. 덕분에 이번 비시즌에는 몸이 많이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몸 상태도 좋다.”
새로운 마음가짐과 함께 차기 시즌을 향한 각오도 더 강해졌다. 정지석은 “챔피언결정전 우승 이후 정규리그 우승을 했지만 챔피언결정전 타이틀을 추가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도 너무 아쉬웠다. 나 자신에게 만족스럽지 않았다. 기록은 좋게 나왔지만 내 역할을 다 못한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이번 비시즌에는 국제대회가 모두 취소돼서 준비할 시간이 늘어났다. 몸 상태도 많이 좋아졌다는 게 느껴져서 다음 시즌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정지석은 남은 비시즌 범실 관리와 마인드컨트롤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감독님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따라가야 한다”라고 운을 뗀 정지석은 “범실 관리와 마인드컨트롤이 가장 중요하다. 조금 다혈질이라 그런 성격을 조절하고 싶다. 덜 흥분하면 그만큼 범실도 줄일 수 있다. 두 가지를 잘 조절하면 이전처럼 좋은 성적이 나올 것 같다”라고 말했다.

‘늦게 핀 꽃이 아름답다’는 말이 있다. 이효희(40)에게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 싶다. 1998년 실업 무대 데뷔 후 자리 잡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7년이었다. 그 이후에도 여러 팀을 옮겨 다녔다. 그는 옮긴 팀마다 족족 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팬들로부터 ‘우승 청부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국가대표도 서른이 넘어 경험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농익은 기량을 펼쳤던 이효희는 스스로를 ‘늦게 핀 꽃’에 비유했다. 지난 4월 24일, 22년의 실업-프로 선수 생활을 마치고 공식 은퇴를 선언한 이효희는 코치로서 새 인생을 준비 중이다. 5월 19일, 이효희 코치를 만나러 김천을 다녀왔다. 유니폼이 아닌 코치복을 입은 이효희의 모습이 아직은 낯설었다.

‘언니, 아니 아니 효쌤’선수들도 어색해 하는 ‘코치 이효희’이효희는 5월 첫째 주부터 한국도로공사에서 코치 업무를 수행 중이다. 3월까지만 하더라도 선수들과 함께 땀을 흘렸던 그는 이제 선수들을 가르치는 지도자가 되었다. 모든 선수가 아직도 그 모습이 어색하다고 말한다. 이효희도 선수들만큼 코치라는 자리가 아직은 어색하다고 이야기했다.Q__은퇴 후 곧바로 코치가 됐습니다. 소감이 어떤가요.선수들 운동하는데 저는 안 하니까 이상하죠. 몸은 편한데 아직도 마음은 뭔가 불편해요. 애들이 힘들게 운동을 하고 있는데 저 혼자 편하니까 느낌이 달라요. 같이 훈련하던 제가 동생들의 자세를 잡아주니 이상하네요.Q__이제는 코치로서 김종민 감독을 만나게 됐어요.선수 시절보다 더 어려워졌어요. 선수 때는 감독님이 오빠처럼 편하게 가르치는 지도 스타일이었어요. 정말 격없이 지냈죠. 하지만 지금은 달라요. 제가 모시는 분인 만큼 말이나 행동 모두 조심해요. 감독님도 선수 때는 저에게 농담도 걸어주고 했는데 코치가 된 지금은 그러지 않죠.Q__아직 많은 시간은 지나지 않았지만 코칭스태프의 마음이 조금씩은 이해가 될 법 합니다.볼 훈련은 하지 않고 체력 훈련만 하고 있어서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네요(웃음).Q__선수들도 아직 ‘코치 이효희’는 어색해하지 않나요.그렇죠. ‘언니, 아니 아니 효쌤’이라고 해요. 호칭부터 어색해하죠. 또한 훈련 때 자세를 잡아주면 그렇게 어색하다고 해요. 특히 이번에 GS칼텍스에서 이고은 선수가 왔잖아요. 선수 언니로서 아니라 코치로서 말하니까 느낌이 이상하다고 해요.Q__선수 시절과 가장 다른 점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선수 때는 배구만 잘 하면 됐고, 그거면 끝이었어요. 지금은 배구뿐만 아니라 배구 외적인 부분도 보살펴야 하죠. 또한 외국인 선수 영상을 다 찾아봐야 하는 것도 하나의 업무죠. 외국인 선수가 오면 호흡을 맞추기만 하면 됐는데 이제는 제가 직접 찾아보고 뛰어다녀야죠. 선수들 컨디션 하나하나 체크해야 하는 것도 코치의 업무에요. 조금만 말했는데도 선수 때보다 할 일이 늘어났네요.Q__많은 팬들께서는 아직도 은퇴했다는 부분에 아쉬움을 표해요. 은퇴, 솔직히 아쉽지 않나요.미련을 가지면 더욱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아요. 사실 제 나이가 은퇴를 해도 이상한 나이가 아니었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지금은 미련은 없어요.Q__은퇴 후 어떤 생각이 들던가요.‘이게 현실인가, 꿈인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루 정도는 머릿속이 막 헷갈렸어요. 그래도 하루 지나고 나니까 ‘그래, 은퇴는 당연한 거야’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은퇴 시점에 구단에서 코치 제의가 들어왔기에 자연스러운 은퇴를 택할 수 있었다고 봐요. 선수 때부터 지도자가 꿈이었기 때문에 지금이 은퇴하기 좋은 시점이었다고 생각해요.Q__은퇴를 주위에서도 많이 아쉬워했을 것 같아요. 가장 아쉬워한 사람은 누구였나요.가족들이죠. 항상 제 결정에 지지를 해줬거든요. 이번에는 많이 아쉬워하더라고요.Q__그래도 40살을 넘어서까지 선수 생활을 하는 게 쉽지 않은데요. 선수로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다면요.안 아팠던 게 큰 비결이죠. 아프지 않아서 오래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나이가 들수록 배구가 재밌더라고요. 어릴 때는 억지로 끌려 나와 하는 기분이었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배구장 가는 게 좋았어요.Q__어떻게 생각해보면 이효희 코치와 세대교체라는 단어는 무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스포츠에 세대교체가 있기는 해야죠. 하지만 억지로 세대교체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선수들이 나이가 들었어도 잘한다는 것은 젊은 선수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한 거예요. 매일 노력하고 몸 상태를 유지하니까 뛴다고 봐요. 그런데 무턱대고 ‘세대교체 해야 한다’라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아프죠. 저는 25살에 베테랑이 되었잖아요. 세대교체라는 말을 어릴 때부터 들어서 그런지 남들보다 더 노력을 한 것 같아요.Q__어린 선수들보다 몇 배 더 노력을 하는 게 베테랑 선수들이네요.정말 베테랑 선수들이 노력을 많이 해요. 주위 베테랑 선수들만 봐도 어릴 때 훈련의 2배 이상을 하기 때문에 지금의 실력을 유지한다고 봐요. 그러니까 팬분들께서도 ‘이제 나이 먹었으니 그만둬라’라는 이야기보다는 ‘와, 이 선수들이 얼마나 노력했기에 여기까지 왔을까’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해 줬으면 좋겠어요.Q__많은 선수들이 나이가 들수록 배구가 더 재밌어진다는 이야기 합니다. 이유는 뭘까요.배구의 매력을 알았다고 해야 할까요. 어릴 때는 운동하는 게 뭔가 무섭고, 힘들고 그랬어요. 그런데 그 힘든 부분도 시간이 다 해결 주면서 지나가더라고요. 배구의 매력에 빠지면 빠질수록 나중에는 힘든 운동도 너무 재밌더라고요.

김사니와 이숙자는 나의 배구 동반자이효희 하면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두 이름이 있다. 김사니 IBK기업은행 코치와 이숙자 KBSN스포츠 해설위원이다. 세터 포지션에서 때로는 라이벌로, 때로는 동반자로 선수 시절을 함께 보냈다. 이효희에게 이들은 어떤 존재일까.
Q__희로애락이 깊었던 선수 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선수 시절을 되돌아본다면 어떨까요.저는 ‘늦게 핀 꽃’이에요. 어릴 때는 경기도 많이 못 뛰고 웜업존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어요. 그러다 25살 때부터 주전으로 뛰기 시작했으니 ‘늦게 핀 꽃’이 맞는 것 같아요.Q__그래도 ‘우승 청부사’ 역시 ‘늦게 핀 꽃’ 만큼이나 이효희 코치와 함께 어울리는 별명입니다.쑥스럽긴 한데 선수로서는 최고의 별명이죠. 우승은 좋은 선수만 있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저는 지도자는 물론이고 선수단, 구단 지원, 운까지 모두 좋았어요. 그래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봐요.Q__선수 시절 이효희 코치의 라이벌 하면 김사니 IBK기업은행 코치와 이숙자 KBSN스포츠 해설위원이 떠오릅니다. 이러한 말을 들을 때마다 기분이 어땠나요.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부담스럽죠.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우리 셋은 라이벌이라기보다는 배구 동반자라고 봐요. 일단 세 명 모두 배구하는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자기만의 매력이 있다고 봐요. 사니는 기본적인 힘이 좋고, 숙자는 깔끔하고 정석적인 배구, 저는 빠르고 낮은 배구를 추구해요. 각자 자리에서 자기 스타일의 배구를 잘 했기에 다 빛난 것 같아요.Q__이제는 김사니 코치와 선수가 아닌 코치로서 대결을 펼칩니다. 선수 때보다 더 긴장될 것 같습니다.사실 많이 부담스럽죠. 이젠 개인 성적이 아니라 팀 성적을 두고 경쟁을 펼치는 거잖아요. 내가 잘 하는 것보다 선수들이 빛이 날 수 있도록 도와야죠.Q__매사 웃는 모습 때문에 긍정적인 성격을 가졌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을 것 같습니다.세터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해요. 경기에서 실수를 해도 그 실수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게 아니라 긍정적으로 생각할 줄 아는 세터가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봐요.Q__선수 생활하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과 아쉬웠던 순간도 한 번 생각해보는 거 어떨까요.좋은 날은 너무 많아서 하나만 뽑긴 그렇네요. 연속 정규리그 우승 경험도 기억에 남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좋았고요. 한국도로공사에서 거둔 2017~2018시즌 통합 우승도 기억에 남고요. 아쉬웠던 순간은 모든 패배 경기죠. 제가 어릴 때부터 지는 걸 굉장히 싫어했어요. 승부욕이 엄청 강해요. 챔피언 결정전 준우승도 아쉽고, 2020 도쿄올림픽 대륙간예선에서 러시아에 2-3 역전패했을 때도 아쉬웠고요.Q__제 생각에는 2013~2014시즌, 2014~2015시즌에 거쳐 MVP를 받았을 때도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습니다(세터로서 MVP를 받은 선수는 여자부에서 이효희가 유일하다).영광스럽죠. 세터로서 MVP를 받는 게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Q__과거 전화 인터뷰 당시 현역 시절 최고의 파트너로 장소연 SBS스포츠 해설위원과 최광희 감독을 뽑았어요. 어떤 이유일까요.(장)소연 언니 같은 경우는 2014~2015시즌 정규리그 우승 매치 포인트를 합작했어요. 그래서 기억에 남아요. 제가 올려준 볼을 언니가 처리해 주면서 경기가 끝났죠. (최)광희 언니는 처음 실업에 갔을 때 KT&G(現 KGC인삼공사) 주장이었어요. 제가 힘들고 백업으로 지쳐 있고, 그만두려 할 때 저의 손을 잡아줬어요. 지금도 힘들 때마다 언니가 멘토링을 해줘요. 존경하는 언니죠.Q__두 레전드에게 은퇴 소식을 전했을 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던가요.두 분 다 좋은 이야기해주셨죠. 그동안 고생했다고 하더라고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지 상의를 많이 했죠. 그리고 소연 언니는 2014~2015시즌 정규리그 우승 포인트를 제가 잘 올려줘 포인트로 낼 수 있었다고 말해주더라고요. 소연 언니 같은 경우는 최근에까지 선수 생활을 했잖아요. 그래서 더 많은 말을 해줬던 것 같아요.Q__오랜 시간을 뛴 만큼 기억나는 외인도 있을 것 같은데요.니콜과 카리나가 생각나요. 니콜은 얼마 전에 연락을 나눴어요. 서로 은퇴 소식을 공유하면서 ‘고생했다’고 이야기를 했죠. 카리나는 이번에 트라이아웃 영상을 찾아보다가 우연히 봤는데 정말 반갑더라고요. 세 시즌 동안 같이 뛰었는데 재밌는 친구였어요. 항상 유쾌했던 기억이 나요.Q__두 선수의 플레이도 인상적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선수 모두 한국에서 세 시즌을 뛰었습니다.니콜은 한국 선수 같았어요. 한국말을 정말 잘 해요. 그리고 한국 배구의 느낌을 안다고 해야 할까요. 한국 배구의 전체적인 흐름을 아는 선수였죠. 카리나와는 흥국생명에서 두 시즌, IBK기업은행에서 한 시즌을 같이 보냈어요. 흥국생명에서는 철부지 같은 느낌이었죠. 노는 것을 엄청 좋아했어요. 그런데 IBK기업은행에는 엄마가 되어서 돌아왔잖아요. 아이가 생겨서 그런지 책임감 있는 배구를 하더라고요. 확실히 흥국생명 때와는 느낌이 달랐죠.

세터가 아니었다면 이효희는 없었다이효희에게 세터란?이효희는 은퇴 직후 <더스파이크>와 전화 인터뷰에서 “세터가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못 했을 것이다. 키가 작다. 리베로도 못 했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효희는 자신과 세터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세터란 어떤 포지션일까. 그리고 후배 세터인 이다영-이고은-안예림에 대해서도 한 마디 거들었다.Q__이효희 코치를 두고 후배들은 ‘한국 최고의 세터 중 한 명이었다’라는 칭찬을 쏟아냈습니다. 후배들에게 인정받았다는 생각이 듭니다.저는 후배들에게 존경받고, 인정받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었어요. 사실 힘들면 농땡이도 피울 수 있겠지만 후배들이 보고 있잖아요. 그래서 꾀 안 부리고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후배들이 나를 보고 열심히 훈련하길 바랐던 적도 있고요. ‘이 사람 정말 열심히 한다’라는 말을 듣고 싶었죠.Q__‘세터가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못 왔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렇게 말한 이유가 있을까요.배구 처음 할 때부터 세터로 시작했고, 세터 외 다른 포지션은 안 해봤어요. 배구 선수로만 29년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데 세터 말고는 다른 포지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없었어요. 신체적인 조건을 생각해도 세터 외 다른 포지션은 어울리지 않고요. 어릴 때 다른 선수들은 공격수 욕심이 많잖아요. 저는 그런 것도 없었어요.Q__처음 배구할 때부터 세터라는 포지션에 강한 애착이 있었나 봅니다.어릴 때부터 세터의 매력을 느꼈어요. 우리 팀 공격수들과 함께 상대를 속이고, 콤비를 맞추는 게 너무 재밌고 좋았어요. 경기를 조율하는 것도 재밌었고요. 축구로 따지면 미드필더겠네요(웃음).Q__아까 세터로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 외 가져야 할 요소는 무엇일까요.세터는 고루고루 잘 해야 해요. 기본기, 순발력, 센스, 경기를 풀어가는 해결 능력까지 모든 것이 다 능해야 하는 게 세터죠.Q__현재 대표팀 주전 세터는 이다영 선수가 맡고 있어요. 어릴 때부터 봐왔기에 하고 싶은 말도 많을 것 같습니다.(이)다영(흥국생명)이는 고등학생 때부터 봤어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같이 갔는데 그때부터 대성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014년에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같았다면 지금은 완벽한 보석이 된 것 같아요. 더 많이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봐요.Q__이다영 선수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보나요.고루고루 갖고 있죠. 신장도 좋고, 점프도 좋고, 기본적인 운동 능력이 너무 좋아요. 정말 타고난 세터라고 생각해요. 끼와 개인기가 있어 팬들도 좋아하잖아요. 스타성까지 가지고 있죠.Q__도로공사 세터진에도 많은 관심이 쏠려요. 이원정 선수가 떠나고 이고은 선수가 왔습니다(GS칼텍스와 한국도로공사는 5월 21일 트레이드 발표를 했으나, 선수들은 이미 팀을 옮겨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지금 이고은, 안예림이 있어요. 고은이 같은 경우는 패스를 잘 해요. 단점은 속공 플레이가 미숙해요. 제가 속공 플레이에 능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고은이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봐요. (안)예림이는 아무래도 경험이 부족하죠. 그래도 키도 크고 갖고 있는 능력이 좋기 때문에 조금만 배우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봐요.Q__두 세터의 활용 방안은 어떻게 되나요.고은이는 지난 시즌까지 GS칼텍스에서 주전으로 뛰었어요. 즉시 전력으로 사용할 수 있죠. 속공만 다듬는다면 최고의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봐요. 예림이는 고은이의 플레이를 보면서 경험을 많이 쌓아야죠, 그래도 블로킹에 장점이 있고, 미들블로커와 속공 플레이를 잘 해요. 상황을 보면서 적재적소에 맞는 선수 기용이 아무래도 중요하겠죠.

이효희가 그리는 제2의 배구 인생“후배 양성 힘쓰겠다…결혼도 언젠가는”이효희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비혼 주의자는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코치로서 성공이 더 중요하다. 다가오는 시즌 코치로서 각오와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한다.Q__코치는 선수와 다른 자리입니다. 선수로서 많은 것을 이룬 만큼 지도자로서도 이루고 싶은 게 많을 것 같습니다.그렇죠. 선수로서는 계속 우승을 했잖아요. 지도자로서도 우승의 맛을 느껴야죠.Q__개인적으로 그리는 지도자의 표본이 있나요.각 감독님들의 장점을 배우고 싶어요. 예를 들면 김종민 감독님은 속은 무서운데 겉은 부드러워요. 선수들을 편하게 해줘요. 오빠 리더십이죠. 그런 부분을 하나씩 배워야 해요.Q__문정원, 정대영 선수도 이번 FA 재계약 이유 중 하나로 김종민 감독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선수들의 신뢰가 두텁나 봅니다.감독님은 정말 선수들을 편하게 해줘요. 지난 ‘2018 한국-태국 여자배구 올스타 슈퍼매치’때 한국 팀 감독을 맡으셨는데 다른 팀 선수들도 김종민 감독님 밑에서 한 번 배워보고 싶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저도 선수들이 따르는 지도자가 되어야죠.

Q__지난 5월 첫째 주부터 한국도로공사의 비시즌 훈련이 시작됐습니다. 지난 시즌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서는 이번 비시즌이 중요합니다.아직 볼 훈련보다는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고요. 선수들이 체력 훈련을 정말 열심히 하고 있어요. 비시즌에 최선을 다한다면 우승컵이 다시 돌아올 거라고 생각해요.Q__2020~2021시즌 키플레이어는 누군가요.아무래도 고은이 아닐까요. 배구에서 제일 중요한 세터 포지션에서 다른 팀에서 온 고은이가 얼마나 적응하는 게 중요하죠.Q__올 시즌 목표는 우승으로 잡고 있나요.우리는 항상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웃음). 그리고 저는 개인적인 목표가 하나 있어요. 고은이나 예림이가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어요. 팬들에게 ‘이고은, 안예림이 이효희 밑에서 잘 컸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Q__코치 외 제2의 인생을 어떻게 그릴지도 많은 분들이 궁금해합니다.주위 사람들이 ‘효희야, 결혼 안 해?’라고 물어요. 여기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전 비혼 주의자가 절대 아니에요. 좋은 사람이 생기면 결혼할 생각이 있어요. 그런데 지금은 싱글 라이프가 좋아요. 당분간은 배구에 집중하고 싶어요.Q__이효희 코치에게 배구란 무엇일까요.제 삶의 전부였어요. 사람들 만나면 배구 빼고는 할 이야기가 없더라고요. 배구를 안 했으면 결혼하고 애를 키웠을 거예요. 어릴 때는 축구를 좋아해서 축구 선수 도전을 해보거나 현모양처가 꿈이었던 적도 있어요. 그래도 배구만큼 좋아하지는 않았어요. 다른 선수들은 20대 중반 때 하고 싶은 게 많았다고 하는데 저에게는 배구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Q__이제 코치로 한 발짝 내디뎠습니다. 인터뷰 마무리 전에 각오 한 번 들어보고 싶습니다.선수로서는 베테랑까지 갔으나 아직은 신입 코치에요. 여러 지도자분들의 장점만을 배워 지도자로서도 성공하고 싶어요. 그리고 다가오는 시즌 최우선 목표는 고은이나 예림이가 더 성장해 좋은 플레이를 펼쳤으면 좋겠어요. 후배 세터들이 성장한다면 큰 보람을 느낄 것 같네요.Q__응원해 준 팬들에게도 감사인사 부탁드려요.너무나도 과분한 사랑을 받았어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후배들에게도 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Q__언제나 코치님을 지지해 준 가족들에게 한 마디 남기면서 인터뷰 마무리하겠습니다.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가족 때문이에요. 언제나 제 의견을 지지해 줬어요. 훈련이나 경기 끝나고 집에 가면 짜증을 낼 때도 있었는데 왕처럼 저를 생각해 줬어요. 그동안 쑥스러워 표현을 못 했는데 이 자리에서 한 마디 남기고 싶네요. 그동안 진심으로 감사했고 고맙고 사랑합니다. 앞으로는 제가 다 보답할게요.이효희 코치 프로필
생년월일 1980. 8. 26신장/체중 173cn/57kg소속 한국도로공사 코치출신교 수일여중-수원한일전산여고(現 한봄고)경력1998~2007 KT&G, 2007~2010 흥국생명2011~2014 IBK기업은행2014~2020 한국도로공사2013~2014시즌 V-리그 MVP2014~2015시즌 V-리그 MVP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2016 리우올림픽 국가대표
글/ 이정원 기자인터뷰 사진/ 문복주 기자경기 사진/ 유용우, 홍기웅 기자

차상현 GS칼텍스 감독. 사진=스포츠조선DB[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전력상 우승 적기였다. 6라운드 중반까지 승점 1점차 2위. 하지만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19는 6년만에 찾아온 GS칼텍스의 우승 기회를 날려버렸다.동행복권파워볼

GS칼텍스는 지난해 팀 공격 종합과 세트, 서브에서 1위, 리시브와 블로킹에서 2위를 차지했다. 뜻하지 않은 시즌 종료만 아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외국인 선수 메레타 러츠는 “챔피언결정전을 했으면 우리가 우승했을 거다. 작년에 못한 우승을 위해 올해 다시 왔다”고 말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아쉽긴 하지만, 재미있게 원없이 뛴 시즌”이라며 안타까움을 달랬다. 이젠 지난 시즌을 딛고 새로운 시즌을 준비할 때다.

“코로나19야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다. 감독이 아니라 배구인으로서, 시즌이 그냥 종료된 게 가장 아쉽다. 시즌의 절정인 6라운드 순위 싸움과 포스트시즌이 통째로 날아가 버렸으니까.”

올시즌 V리그 여자부 최대 화두는 ‘흥국생명을 이겨라’다. 주포 이재영에 FA로 세터 이다영을 보강했고, ‘배구여제’ 김연경까지 합류하면서 여자부 역대 최강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

하지만 GS칼텍스도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을 가로막을 대항마다. ‘쏘쏘자매’ 강소휘와 이소영은 V리그 최정상급의 레프트다. 지난 시즌 블로킹 3위와 5위에 오른 베테랑 한수지와 외국인 선수 최장신(2m6) 메레타 러츠, 신예 문명화를 중심으로 한 높이도 돋보인다. 한다혜와 김해빈으로 구성된 리베로도 탄탄하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이소영 강소휘 김유리 한수지 한다혜가 한꺼번에 FA가 되는 만큼, 간절함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또한 GS칼텍스에는 ‘김연경의 흥국생명’을 꺾고 우승해본 팀 DNA가 있다. 2007~2008시즌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한 뒤 파죽지세로 인삼공사와 흥국생명을 격파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것. GS칼텍스의 V리그 출범 이후 첫 우승이자 김연경이 한국에서 활약했던 4년간 유일하게 우승하지 못한 시즌이다.

GS칼텍스의 핵심 강소휘와 이소영, 러츠(왼쪽부터). 사진제공=GS칼텍스“흥국생명 멤버가 정말 좋다. 개막 전부터 우승 얘기가 나올 만하다. 하지만 GS칼텍스는 젊고, 파이팅 넘치고, 악착 같이 물고 늘어질 줄 아는 팀이다. 승패는 끝까지 가봐야 안다. 열심히 해서 우리만의 색깔을 보여드리고 싶다.”

GS칼텍스는 러츠와의 재계약을 택했다. 차 감독은 “러츠는 우리 팀 약점이었던 블로킹을 해결해줬다. 올시즌 기량이 작년보다 더 발전할 여지가 있는 선수다. 상황에 따라 센터로도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센터진은 한수지 붙박이에 문명화와 김유리, 러츠의 로테이션이 이뤄질 예정이다. 러츠가 센터로 투입될 경우 라이트는 유서연과 문지윤이 맡게 된다.

트레이드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 차 감독은 ‘새 얼굴’ 이원정과 유서연의 기량에 대한 평가는 보류했다. 특히 세터진을 구성할 이원정과 안혜진에 대해서는 “주전-백업으로 갈지, 경쟁 구도로 갈 지는 두고봐야 한다. 신예 이현도 있다. 일단 KOVO컵을 치뤄봐야 알 것 같다”고 여유를 뒀다. 다만 이원정에 대해 “이효희 선수의 그늘에 가려있던 선수다. 아무래도 우리 팀은 젊고 또래 선수들이 많으니 잘 적응할 거라 생각한다”며 격려했다. 유서연 역시 “레프트 라이트 모두 가능하고, 기본기가 좋아 활용폭이 넓다. 상황에 따라 언제든 투입할 수 있는 선수”라고 덧붙였다.

GS칼텍스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팀 훈련을 소화한 것은 지난주부터다. 평소보다 좀더 긴 휴가를 보냈다. 차 감독은 “대표팀 일정 없이 선수들이 계속 훈련에 참여할 수 있는 시즌”이라며 “트레이드로 팀에 변화가 있었는데, 분위기를 잘 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배구시즌은 8월말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개최되는 KOVO컵부터 시작된다. 남자부는 8월 22~29일, 여자부는 8월 30일~9월 5일에 열린다. 차 감독은 “기왕이면 관중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무관중으로 진행된)지난 시즌 경기는 흥이 나지 않더라. 나도 그렇고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매 경기가 연습경기 같았다. 팬(응원)의 소중함을 새삼 다시 느꼈다. 올시즌에도 재미있는 배구 보여드리겠다. 팬서비스도 더 잘할 테니, (코로나19만 없다면)경기장을 많이 찾아주셔서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어느새 프로 15년차. 하지만 여전히 새내기처럼 발전을 갈구하고 있다. 새 시즌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고 뛰는 박철우의 이야기다. 박철우는 최근 스포츠동아와 만나 새로운 환경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의왕|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코트 위의 박철우(35·한국전력)에게선 늘 쉰 목소리가 난다. 여느 팀의 활력 넘치는 신예들처럼 늘 목청껏 환호성을 지르며 뛰어다니는 까닭이다. 이제 막 프로무대를 밟은 듯 “계속 발전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의 배구는 뭐든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20대의 풋풋한 설렘을 닮았다.실시간파워볼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 V리그 남자부 유일의 5500득점 기록에 프로 경력만 15시즌에 이르는 박철우는 스스로를 3년차 이태호(20)와 견준다. “아픈 곳이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마음적인 면에선 어린 태호와 내가 가진 열정의 크기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쑥스럽게 웃는 식이다. “몸 컨디션은 100%가 안 될 때가 있지만, 소리 지르는 건 항상 100%로 할 수 있다. 20대처럼 흥 넘치게 뛰어다니고 소리 지르는 것만큼은 내가 은퇴할 때까지 꼭 지키겠다”는 자신과의 약속도 있다.

“자꾸 부족함을 느낀다”는 박철우는 연구를 멈추지 않는다. 훈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서도 끊임없이 자신의 플레이 영상을 되돌려보고, 그로도 부족하면 배구를 잘하는 사람들의 영상까지 더 찾아본다. 그는 “아직도 목이 마르다. 신체와 기술, 정신적으로 모든 면에서 계속 발전하고 싶다. 그게 어느 수준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최대한으로 내 역량을 다 끌어내보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한다.

‘나는 배구를 왜 할까?’라는 물음 앞에서 박철우는 팬을 떠올린다. 어느 날 한 지인과 대화가 박철우의 마음에 큰 울림을 줬다. “너는 너의 플레이를 통해서 보는 사람들에게 행복한 마음을 느끼게 하잖아.” 이는 “방향성을 찾고 있었다”던 박철우의 길잡이가 됐다. 그는 “내가 누군가에게 기쁨을 준다고 생각하니 배구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 나를 통해 힘을 얻어가길 바라는 마음에 조금이라도 더 잘하고 싶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최근 들어선 장인어른이자 오랜 스승인 신치용 진천국가대표선수촌장의 조언도 천천히 곱씹어본다. “네가 직접 25점을 올릴 생각을 할 게 아니라 네가 10점을 올리더라도 동료들이 더 많이 득점할 수 있게 도와줘라.” 이 말은 한국전력으로 이적과 동시에 주장을 맡은 ‘베테랑’ 박철우의 관점을 바로세웠다.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도록 지치면 자극도 주고, 맛있는 걸 사주면서 격려도 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는 박철우는 “새 시즌에는 팀이 끈끈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그는 후배들의 고민 상담소 역할도 자처한다. “혹시 내가 모르더라도 인터넷에서 찾아 보여줄 수도 있다. 기꺼이 함께 공부하고, 같이 고민해주고 싶다”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짓는다.

새로운 환경에서 출발하는 기대감도 상당하다. 세터 김명관과 호흡을 맞추는 작업은 또 하나의 자극이자 즐거움이다. “워낙 키가 커서 타점을 잡아 공을 주더라”며 만족스럽게 웃어 보인 박철우는 “내 마음은 늘 경기 시작 전의 기분과 같다. 경기에 딱 들어가려는 순간의 설렘을 항상 갖고 있다”고 말했다. “나의 배구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는 박철우의 여정이 궁금하다.

[S1인터뷰] “건강의 소중함 절실하게 깨달아”

어깨 부상을 털고 다가올 2020-21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도로공사 센터 배유나. © 뉴스1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여자 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의 베테랑 센터 배유나(31)에게 2019-20시즌은 잊고 싶은 한 해였다.

그는 2018-19시즌을 마친 뒤 오른쪽 어깨 수술을 받으며 재활에 힘썼다. 피나는 재활 끝에 올림픽 브레이크를 마치고 코트로 돌아왔지만 이번에는 팔꿈치 내측인대 파열 부상을 입고 시즌을 허무하게 마쳤다.

배유나의 부재 속에 도로공사는 2019-20시즌을 최하위로 마치며 자존심을 구겼다. 2017-18시즌 우승, 2018-19시즌 준우승을 차지했던 도로공사였지만 배유나의 공백을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최근 도로공사 훈련장에서 만난 배유나는 비로소 웃음을 되찾았다. 그는 “어깨는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다”면서 “1년 간 재활을 착실히 했다. 공을 때릴 때도 통증이 없다”고 말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배유나가 완벽한 몸 상태로 복귀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김 감독은 “(배)유나가 빨리 볼 운동을 하고 싶어 하는 등 의욕이 넘친다”면서도 “감각이 있는 선수기 때문에 급하게 하기 보다는 몸을 완벽히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팀 동료인 박정아도 “(배)유나 언니가 돌아와서 너무나 기쁘다”며 “꼭 아프지 않고 다음 시즌에는 끝까지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유나는 웨이트트레이닝을 집중적으로 하면서 일주일에 2차례 볼 운동 등을 하고 있다. 어깨 외에도 발목이나 무릎 등 보강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아직까지 볼 감각이 떨어지다 보니 걱정도 되고, 주전 세터(이고은)도 바뀌어서 많이 맞춰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지난 시즌 어깨 수술을 하며 코트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배유나는 건강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2017-18시즌 도로공사의 첫 우승을 견인했던 배유나. (한국배구연맹 제공) © 뉴스1
그는 “쉬면서 몸이 안 아픈 것이 최고라는 것을 거듭 느꼈다”며 “다가올 시즌 목표는 30경기에 모두 나가는 것이다.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안 아픈 게 최고”라고 강조했다.

배구 선수에게 오른쪽 어깨 수술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구단과 상의 끝에 결국 수술대에 올랐고, 힘든 재활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는 “잘 풀리고 있는 시점에 수술을 해서 아쉬운 마음이 크다”면서도 “다시 생각해보면 앞으로 안 아프게 배구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드린다. 좋게 생각하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버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센터 출신인 배유나는 ‘배구천재’로 불렸다. 수원 한일전산여고(현재 한봄고) 시절 대형공격수로 두각을 나타냈고, 프로에 온 뒤 센터로 포지션을 변경하고 성공했다. 고교 2학년 때부터 일찌감치 태극마크를 달았다.

탄탄한 기본기와 함께 배구센스까지 갖춘 배유나는 GS칼텍스와 도로공사에서 총 3차례 우승을 경험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도 출전한 바 있다.

정신없이 앞만 보며 달려오던 배유나는 불의의 부상으로 한 박자 쉬어갔지만 더욱 강한 모습으로 코트에 돌아올 것을 다짐했다.

그는 “배구 천재도 몸이 아파서 많이 약해졌다”고 웃은 뒤 “그래도 배구 천재 소리 다시 들으려면 열심히 뛰어야 한다. 올해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배유나는 ‘1강’으로 꼽히는 흥국생명과의 맞대결도 흥미롭게 바라봤다.

그는 “하필 (김)연경 언니가 와서…”라고 미소 지은 뒤 “흥국생명이 강하다고 하지만 경기는 해봐야 안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되겠지만 우리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국도로공사의 베테랑 센터 배유나. (한국배구연맹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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